“AI 교과서, 하루아침에 교육자료로 강등”…학부모 “학생 학습권 침해” 반발국회, 현장 검증 없는 개정안 통과…정권 교체 4개월 만에 정책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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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국회 앞 차도를 가득 메운 시민들. 손에는 피켓을 들고 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지켜달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보고 DB) ©오영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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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오영세 기자] 국회가 4일 본회의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분류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3월부터 초등·중등 일부 학년에서 시범 도입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법적 지위가 격하된 것으로, 정권 교체 직후 급작스러운 정책 전환이라는 점에서 학부모와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의결 내용을 전하며 “법적 분류가 변경되더라도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교육 혁신의 동력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 상임대표 최미숙)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교사·학생·학부모 설문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채 법적 지위를 폐지한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배제한 국회의 결정은 학습권 침해이자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수준별 학습 경로 제공, 진도 모니터링, 즉각적 피드백 기능을 갖춘 차세대 교재로 평가받는다. 특히 장애학생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가 직접 제작하던 학습 자료의 수고를 덜고 반복 학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왔다.
학사모는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사의 수업 준비와 평가를 지원하고 학습 격차 완화, 사교육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정권 교체 때마다 뒤집히는 교육정책 속에서 현장의 혼란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 인식도 엇갈린다. 한국교총이 지난 7월 말 전국 교원 3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8명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부정적 인식을 보였지만 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교사의 32.6%는 긍정 평가를 내놨다.
중학교 교원의 경우 ‘맞춤형 학습 효과’(62.6%), ‘수업 흥미 유발’(68.8%), ‘교사 준비와 평가 도움’(62.5%) 등 긍정 응답 비율이 높았다.
학사모는 이 결과를 두고 “교과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지원 부족과 업무 증가가 주된 불만 요인”이라며 “지원 체계가 마련되면 긍정 효과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본질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정책이 추진됐다는 데 있다. 학사모는 성명에서 “국가와 국회가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를 배제하고 교원단체나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을 좌우하고 있다”며 “이는 학생의 학습권을 넘어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시험 부재와 피드백 부족으로 학습 결손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논의는 코로나19 원격수업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교사의 디지털기기 활용 역량 차이가 학생 학습권 불평등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정책이 급변하면서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말겠지”라는 냉소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사모는 “정치적 논리보다 교육적 가치와 현장 경험을 우선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가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정책 중심에 두고 AI 디지털교과서의 제도적 지위 재추진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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