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무학여고 남녀공학 논란 분수령…정근식 교육감 첫 면담, 절차적 정당성 도마동문 "정치가 학교 흔들어"…5개월 갈등 끝 교육청에 반대 입장 공식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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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동문들이 2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구성원 의견수렴을 촉구한 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면담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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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서울 성동구의 86년 전통 공립여고인 무학여자고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논란이 정치권과 교육행정, 학교 공동체 간 갈등으로 확산되며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정치권과 서울시교육청의 협의 이후 시작된 논란은 다섯 차례 집회와 교육감 면담으로 이어졌고, 이제 쟁점은 남녀공학 전환 자체보다 절차적 정당성과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의 적절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는 동문들의 반대 입장문과 서명부, 재학생·주민 의견조사 결과, 탄원서 등이 교육감에게 공식 전달됐으며, 동문들은 "학교의 역사와 정체성은 행정 논리나 정치적 셈법으로 결정할 수 없는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창회는 21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제5차 집회를 가진 뒤 정근식 교육감과 1시간 넘게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한 달간 이어진 연속 집회의 첫 공식 대화 자리다. 동문들은 교육감에게 ▲무학여고 총동창회 반대 입장문 ▲관련 언론기사 ▲17회 유영숙 동문의 편지 ▲동문 위임장 및 서명 446명 ▲재학생·주민 서명과 의견조사 결과 ▲탄원서 등을 전달하며 남녀공학 전환 추진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면담을 갖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 과정과 절차적 정당성 논란, 구성원 의견수렴 문제 등에 대한 동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
![]() ▲ 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정근식 교육감과의 면담에 앞서 재학생·주민 의견조사 결과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자료를 제시하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
2월 정치권 협의에서 시작된 갈등…5개월째 이어진 논란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논란은 지난 2월 12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만나 성동구 지역 명문고 육성 방안을 협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4월 8일 '2027~2028학년도 남녀공학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다음 날인 4월 9일 무학여고 신·구 총동창회 임원진은 이임순 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2027학년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문들은 총동창회 차원의 공청회나 공식 의견수렴 없이 당시 총동창회 명의의 남녀공학 전환 입장문이 학교 측에 제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6월 18일 긴급이사회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이임순 교장이 학생 수 감소와 학교 운영 여건 등을 이유로 남녀공학 전환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일부 발언을 둘러싸고 동문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윤선진 당시 총동창회장은 절차상 책임을 인정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집단행동이 본격화됐다.
"보호수는 지키면서 왜 86년 학교는 없애려 하나“
이날 면담에서 대표 발언에 나선 30회 전미리 동문은 "한 그루의 나무도 오래되면 보호수로 지정해 지키는데 성동구 유일의 86년 전통 공립여고를 남녀공학으로 바꾸려는 것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인데 학생 한 명이 고등학생이 되기까지는 14년이 걸린다"며 "단기간에 700명 규모 학교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세계문화유산인 구엘공원을 예로 들며 "당장은 효율성이 없어 보였던 것도 시간이 지나 인류의 자산이 됐다"며 "무학여고 역시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대한민국 여성교육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님의 훌륭한 교육 철학과 업적에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이라는 오명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17회 유영숙 동문(83세)의 편지도 낭독됐다.
유 동문은 편지에서 "오늘날 동문들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거리로 나선 것은 남녀공학 자체 때문이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과정이 무너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90대와 80대 고령 동문, 휠체어를 탄 동문들까지 무더위 속 거리에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다. 교육감은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다섯 차례 집회…학교 앞 서명운동까지
![]() ▲ 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현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추진 철회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 ▲ 무학여고 정문 앞에서 열린 남녀공학 전환 찬반 의견수렴 현장에서 재학생과 지역주민들이 반대 스티커를 붙이고 서명에 참여하며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총동창회는 6월 26일 무학여고 정문 앞 제1차 집회를 시작으로 7월 2일 서울시교육청, 7월 10일 성동광진교육지원청과 전현희 의원 지역구 사무실, 상왕십리역 거리행진, 7월 16일 전현희 의원 지역구 사무실 집회와 무학여고 정문 서명운동에 이어 이날 다섯 번째 집회와 교육감 면담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교육감 면담을 요청했으며, 무학여고 정문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재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수렴과 반대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총동창회는 7월 16일 실시한 두 번째 의견수렴 결과 반대 서명 179명, 반대 스티커 180명 이상, 찬성 스티커 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일부 재학생들로부터 학교의 의견수렴 과정과 학생회 입장문 작성 경위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들었다며 서울시교육청에 관련 사실 확인도 요청했다.
"핵심은 남녀공학이 아니라 절차“
![]() ▲ 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창회 동문들이 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86년 무학여고 전통 계승',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촉구하며 교육청에 전환 신청 철회와 절차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총동창회는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절차를 무시한 추진 방식"이라며 "학교 공동체의 충분한 합의 없이 정치권과 행정이 먼저 방향을 정한 뒤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진행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역사이며 공동체"라며 "여성교육의 다양성과 86년 전통을 지켜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무학여고 총동창회 정규문 회장(가운데)과 이영남 고문 등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
정근식 교육감은 이날 동문들의 의견을 청취했지만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여부를 넘어 학교의 역사와 전통, 여성교육의 가치, 그리고 교육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논란의 핵심은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 과정에서 학교의 진정한 주체인 재학생과 동문, 학부모,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소통과 공감, 의견수렴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다.
총동창회는 이러한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정보공개 청구와 교육감 면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어떤 입장을 내놓고,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어떻게 답할지가 이번 사안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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