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고 80년, ‘100억 장학기금’으로 이어진 선배의 약속…4만 동문과 새로운 100년 연다1946년 개교·한국전쟁 부산 임시학교 거쳐 졸업생 4만972명…매년 재학생 110여 명 장학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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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고등학교 개교 80주년 기념음악회 포스터. (사진=용산고등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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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1946년 9월 9일 문을 연 용산고등학교가 개교 80주년을 맞아 100억 원 규모의 장학기금으로 상징되는 동문들의 후배 사랑과 4만여 졸업생이 쌓아온 역사를 음악으로 되새기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출발에 나선다.
용산고등학교(교장 김진효)는 오는 9일 오후 7시 서울특별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재학생과 동문, 교직원, 서울교육가족,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용산고등학교 개교 80주년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80년을 돌아보는 기념식을 넘어 세대와 학교, 지역사회를 음악으로 연결하는 화합의 무대로 마련된다.
전쟁도 멈추지 못한 배움…1946년부터 이어진 용산고 80년
용산고의 역사는 해방 직후인 1946년 9월 9일 12학급 규모의 6년제 용산중학교가 개교하면서 시작됐다. 1950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는 부산 송도에 임시학교를 열어 교육을 이어갔다. 같은 해 학제 변경에 따라 중·고교가 분리됐으며 1953년 서울 본교로 돌아왔다.
이후 과학중점학교 지정과 생활관 신축 등을 거치며 교육 기반을 확충했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됐고, 과학교육·교육과정·학교경영과 진로교육, 독서교육, 학교폭력 예방 등 여러 분야에서 교육감·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체육 분야에서도 전통을 이어왔다. 용산고 농구부는 2024년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 1월 제77회 졸업식까지 누적 졸업생은 4만972명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제80회 신입생 227명이 입학하며 80년 역사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100억 장학기금…‘받은 후배가 다시 후배를 돕는 학교’
80년을 지탱한 또 하나의 힘은 동문들의 후배 사랑이다.
용산고 동창회는 현재 100억 원 규모의 장학기금을 기반으로 매년 약 110명의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숙생활관 운영비와 각종 교육활동에도 지원을 이어가며 후배들의 배움과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창회 후원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이다.
1학년 가운데 선발된 학생들이 미국 서부 주요 대학과 첨단산업·과학 관련 기관을 찾아 견문을 넓히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동문들과 만나 진로와 경험을 공유한다. 미주 동문들은 홈스테이와 현지 교류를 지원한다.
특히 선배들의 도움을 받고 성장한 졸업생이 다시 후배들의 멘토로 참여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선배의 나눔→후배의 성장→다음 세대를 위한 나눔’이라는 용산고만의 선순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4만 동문의 역사는 대한민국 굴곡과 함께한 역사”
![]() ▲ 용산고등학교 김진효 교장(왼쪽)과 신재호 동창회장. (사진=용산고등학교) |
이번에 공개된 80주년 기념음악회 자료에는 용산고가 걸어온 80년을 바라보는 학교와 동창회의 메시지도 담겼다.
김진효 교장은 “남산의 기상을 품고 우리 사회를 든든하게 받치는 큰 그릇들을 길러온 우리 용산고등학교가 어느덧 개교 80주년을 맞이했다”며 동문과 학부모들의 사랑과 믿음이 학교를 지켜온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문 예술인과 재학생뿐 아니라 서울교육가족과 지역주민까지 함께하는 무대를 마련했다며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대강당에서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재호 동창회장은 용산고 80년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흐름과 연결했다.
그는 용산고 졸업생들이 한국전쟁과 4·19혁명, 천안함 피격 사건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주요 고비를 함께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해왔다며, 용산고의 역사는 단순한 한 학교의 80년을 넘어 대한민국의 굴곡과 함께해 온 역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창훈·강승원부터 성악가 최승원까지…동문 예술인 한자리에
80주년 기념음악회 무대는 용산고 출신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1부에서는 용산고 26회 동문들로 구성된 Y-Glee합창단이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와 ‘일어나’를 부르고, 29회 동문인 강승원 KBS 음악감독이 자신의 대표곡 ‘서른 즈음에’와 ‘나는 지금’을 들려준다.
이어 26회 동문이자 산울림 멤버인 김창훈이 ‘독백’과 ‘회상’을 선보이며 풍류회의 민속악 합주가 이어진다. 용산고 학생회와 교사들도 ‘붉은 노을’과 ‘바람의 노래’를 함께 부른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용산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이웃이 된 서울교육가족과의 만남도 음악으로 표현한다.
신청사 터에 있었던 옛 수도여고의 역사와 교육적 기억을 잇기 위해 수도여고 동문들로 구성된 백합합창단이 참여해 ‘청산에 살리라’와 ‘그대 있는 곳까지’를 선보인다. 백합합창단은 2009년 창단돼 수도여고 8기부터 28기까지 선후배 37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 음악교사·성악가까지…세대를 잇는 무대
2부에서는 서울 중등교원들로 구성된 이음 앙상블을 비롯해 용산고 42회 동문 테너 김규욱, 32회 동문 바리톤 정효식, 마조로 앙상블, 33회 동문 테너 최승원, 소프라노 윤선재 등이 무대를 채운다.
특히 최승원은 동양인 테너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2014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애국가를 독창한 성악가다. 강승원은 ‘서른 즈음에’ 등을 만든 가수이자 KBS 음악감독이며, 김창훈은 산울림 멤버이자 ‘회상’, ‘독백’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로 소개됐다.
마지막 무대는 용산고동문합창단이 장식한다. 2016년 창단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합창단은 14회부터 53회까지 약 40년의 세대를 아우르는 동문들로 구성돼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신고산 타령’으로 80주년의 의미를 함께 나눈다.
전체 진행은 용산고 37회 동문인 김재원 전 KBS 아나운서가 맡는다.
김진효 교장은 “용산고의 80년에는 졸업 후에도 모교와 후배들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해 온 동문들의 역할이 큰 힘이 되어 왔다”며 “선배의 지원과 응원이 후배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 후배들이 다시 다음 세대를 응원하는 전통을 바탕으로 이번 음악회가 새로운 100년을 함께 시작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46년 12학급으로 출발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배움을 이어온 용산고. 80년 뒤 그 역사는 4만여 동문과 100억 원의 장학기금, 그리고 선배에서 후배로 이어지는 나눔의 문화로 축적됐다.
오는 9일 열리는 기념음악회는 지나온 80년을 축하하는 무대인 동시에 ‘하나가 되자’는 마음으로 새로운 100년을 여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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