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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호 특집] 교육교부금 ‘10.1%냐 3.2%냐’…엇갈린 숫자 뒤 흔들리는 교육재정

교육부 “2027년 78.9조원으로 안정적 증가”…교육감협의회 “추경 기준 땐 3.2%에 그쳐”
내국세 연동·사후정산 폐지 놓고 정면충돌…국회 심의서 16개 교육청별 순재정 영향 밝혀야

오영세 | 기사입력 2026/09/08 [16:39]

[1만호 특집] 교육교부금 ‘10.1%냐 3.2%냐’…엇갈린 숫자 뒤 흔들리는 교육재정

교육부 “2027년 78.9조원으로 안정적 증가”…교육감협의회 “추경 기준 땐 3.2%에 그쳐”
내국세 연동·사후정산 폐지 놓고 정면충돌…국회 심의서 16개 교육청별 순재정 영향 밝혀야

오영세 | 입력 : 2026/09/08 [16:39]

▲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왼쪽)이 강은희 대구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 조용식 울산교육감과 함께 국회 교육위원회 박정훈 의원을 찾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과 사후정산 폐지에 따른 교육재정 축소 우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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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1972년 내국세 연동 방식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편의 갈림길에 섰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 여건을 반영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제도 개선이라고 강조하지만,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사후정산 폐지와 세입 기반 축소가 결국 학교 교육비를 압박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10.1% 증가’와 ‘실제 3.2%’라는 두 숫자의 충돌은 단순한 계산법의 차이를 넘어 앞으로 국가가 초·중등교육의 비용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묻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관련한 설명자료를 내고 2027년 교부금이 2026년 본예산보다 10.1% 증가하며,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본예산에 편성된 교부금 71조7000억 원과 2027년 정부안 78조9000억 원을 비교하면 약 7조2000억 원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개편 이후 교부금이 2030년까지 연평균 6.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편안의 핵심은 현재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연동 방식을 폐지하는 데 있다. 앞으로는 전년도 교부금 총액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다음 연도 교부금 규모를 결정한다.

 

새 산식에는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학교 지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만 반영한다. 산출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적으면 그 차액을 보전해 명목 총액이 줄지 않도록 하는 하한선도 법률에 담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세수 상황에 따라 교부금이 크게 출렁이는 현행 구조를 안정화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부금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은 영유아·고등교육·평생교육과 인공지능·지역균형발전 등 미래 분야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에도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고 전년도 교부금 총액을 보전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그러나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7일 교육부의 설명이 실제 지방교육재정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비교 기준의 착시’라고 정면 반박했다.

 

협의회는 교육부가 2026년 본예산 71조7000억 원을 비교 기준으로 삼았지만, 올해 교부금은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면서 76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를 2027년 정부안 78조9000억 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은 약 2조4300억 원, 증가율은 3.2%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10.1%와 3.2%는 어느 한쪽의 단순 계산 오류에서 나온 숫자가 아니다. 교육부는 2026년 본예산을, 교육감협의회는 추경을 반영한 현재 교부 규모를 기준으로 삼았다. 문제는 어떤 기준이 교육청이 실제 운용하는 재정 상황을 더 정확하게 보여주느냐에 있다.

 

협의회는 올해 추경에 반영된 교부금이 교육청이 임의로 확보한 일회성 재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내국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걷히면 법정비율에 따라 증가분을 교부금에 반영하는 현행 사후정산 제도의 결과라는 것이다. 올해 보통교부금 추가 교부액만 약 4조5772억 원에 달한다.

 

반면 정부 개편안이 시행되면 당해연도 실제 내국세 증가분을 교부금에 추가 반영하는 사후정산 기능이 폐지된다. 협의회는 현행 제도에서 발생한 추가 교부액을 비교 대상에서 제외한 채 사후정산이 사라지는 새 제도와 비교하는 것은 동일한 기준의 계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교부금 외 세입 감소도 쟁점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2027년 교부금은 올해 추경 기준보다 약 2조4300억 원 증가하지만, 같은 기간 고교 무상교육 국가 증액교부는 약 2741억 원 줄어든다.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약 1조6000억 원도 교육청 세입에서 제외된다.

 

교부금은 늘지만 다른 주요 세입에서 약 1조8700억 원이 감소하는 구조다. 협의회 계산대로라면 교부금 증가분에서 세입 감소분을 뺀 명목상 순증 규모는 약 56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급식비, 공공요금, 시설유지비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교육청이 체감하는 실질 재정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시도교육청 기금 보유액을 둘러싼 시각차도 크다. 교육부는 2026년 말 전국 시도교육청이 3조7094억 원의 기금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며 교육재정에 일정한 대응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교육감협의회는 오히려 이 수치가 교육재정의 악화를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시도교육청 기금이 2022년 이후 4년 동안 연평균 4조5000억 원씩 감소했으며, 이는 재정이 남아서 쌓인 돈이 아니라 세입 감소와 재정 충격을 막는 과정에서 빠르게 소진된 완충재원이라는 설명이다.

 

사후정산이 폐지되고 지방교육세 등 세입 기반까지 줄어들면 기금을 다시 적립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미 감소한 기금 잔액만으로 재정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협의회의 입장이다.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교부금 산식에 반영하는 기준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정부안대로라면 학령인구가 5% 감소할 경우 교부금 증가율에서 1.75%포인트가 차감되고, 10% 감소하면 3.5%포인트가 빠진다.

 

정부는 교육재정 지출 가운데 인건비 비중이 약 60%이고, 학생 수가 줄어도 교원과 학교 시설을 즉시 줄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학령인구 감소율을 전부 반영하지 않고 35%만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 윤건영 충북교육감(왼쪽부터)과 정근식 서울교육감(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 박정훈 국회의원, 권순기 경남교육감, 조용식 울산교육감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대한 교육계의 의견을 공유한 뒤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교육감협의회는 학생 수와 교육비의 관계를 단일 비율로 환산한 객관적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학생이 줄더라도 학교 수와 학급 수, 교직원 인건비, 시설관리비, 냉난방비 등 고정비용은 같은 속도로 감소하지 않는다. 농산어촌 작은 학교나 과밀학급, 특수교육처럼 학생 수만으로 재정수요를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도 적지 않다.

 

필수경비 충당 여부를 놓고도 양측의 계산이 엇갈린다. 교육부는 2027년 공무원 보수 3.9% 인상과 교육청 세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 약 60%를 적용하면 전체 세출 증가효과가 약 2.3%인 만큼, 교부금 증가분으로 필수경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교육청이 부담해야 하는 필수경비가 인건비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교운영비와 급식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노후시설 개선비가 함께 상승하고 유보통합을 비롯한 새로운 국가 교육정책도 추가 재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은 “지방교육재정은 교부금 증가율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며 “정부는 동일한 기준에서 교부금뿐 아니라 국가 이전재원, 지방교육세, 기금, 필수지출까지 모두 반영해 16개 시도교육청별 순재정 영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교육부는 2026년 본예산을 기준으로 산출한 10.1%를 마치 현재 교부 규모 대비 증가율인 것처럼 제시해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 “숫자로 현장의 어려움을 가릴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교육청과 충분히 협의해 제도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개편안은 교육교부금 증가율이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감소율 사이에서 결정되도록 설계됐다. 이는 세수 증가의 성과를 법정비율에 따라 초·중등교육에 배분해 온 국가 재정의 원칙이 경제·인구 지표 중심의 재량적 산정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전년도 총액 보전 장치는 교부금의 명목금액이 줄어드는 것만 막을 뿐 물가와 임금,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실질가치 하락까지 보전하지 않는다. 정부가 말하는 ‘안정적 증가’가 학교 현장의 ‘안정적 운영’으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향후 국회 심의에서는 10.1%와 3.2% 가운데 어느 숫자를 선택할 것인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개편 이후 사후정산 폐지가 시도교육청별 세입에 미치는 영향, 지방교육세와 국가 이전재원 감소 규모, 필수경비 증가분, 농산어촌과 대도시 교육청 간 재정 격차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학생 수 감소는 분명 교육재정이 외면할 수 없는 변화다. 그러나 교육의 질과 안전, 기초학력, 특수교육, 돌봄,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비용은 학생 수와 같은 비율로 줄어들지 않는다. 교부금 개편의 기준은 ‘학생이 몇 명 줄었는가’만이 아니라 ‘남아 있는 모든 학생에게 어떤 교육을 보장할 것인가’가 돼야 한다.

 

뉴스보고는 2022년 7월 8일 창간 이후 지령 1만호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의회, 지방자치와 시민의 현장을 기록해 왔다. 1만호는 생산된 기사 숫자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정책이 내세운 숫자 뒤에 가려진 현장의 변화를 확인하고, 공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끝까지 묻는 ‘두 번째 창간’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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